청나라 조정동이 저술한 『양택삼요(陽宅三要)』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배산임수하면 건강장수(健康長壽)하고, 전저후고하면 세출영웅(世出英雄)하며, 전착후관하면 부귀여산(富貴如山)이다.”
이는 각각의 지형 조건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그 중 ‘전저후고(前低後高)’는 터의 높낮이와 경사 방향을 중시하는 개념이다.
전저후고란 집터의 앞쪽이 낮고 뒤쪽이 높은 형태를 말한다. 이러한 지형은 자연환경과 기류의 흐름을 고려했을 때 여러 가지 이점을 제공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낮 동안에는 아래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상승하고, 밤이 되면 산지에서 차갑고 무거운 공기가 내려오는 경향이 있다. 전저후고의 입지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차갑고 습한 공기는 뒤쪽에서 완충하고, 상대적으로 온화한 기류를 앞쪽에서 받아들이는 구조를 형성한다.
풍수에서는 생기(生氣)를 지닌 바람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며, 주택은 이러한 기운이 유입되는 방향을 향해 배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전저후고의 지형은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데 유리한 형태로 이해된다.
또한, 앞이 낮은 지형은 전방의 개방감을 확보하여 채광과 일조 조건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주택 내부를 밝고 건조하게 유지하여, 건강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 동시에 비가 올 때 빗물이 자연스럽게 앞쪽으로 흘러가도록 하여 배수를 원활하게 하고, 침수 위험을 줄이는 장점도 있다. 반대로 앞이 높고 뒤가 낮은 지형은 물이 집 쪽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져 주거지로서 불리하다.
전저후고 지형은 지반 안정성 측면에서도 의미를 가진다. 경사가 적절한 경우 빗물이 토양에 천천히 스며들어 지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산사태 발생 가능성도 낮아진다. 그러나 뒤쪽의 경사가 지나치게 급하면 빗물이 빠르게 유출되면서 토양이 유실되고, 오히려 산사태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이상적인 전저후고의 형태는 뒤쪽이 적당히 높고 완만한 경사를 이루어 안정적인 기반을 형성하며, 앞쪽은 개방되어 배수와 채광이 원활한 지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을 갖춘 터는 인간이 거주하기에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입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