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천둥 번개가 자주 치면 풍년이 든다” 질소(N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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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6회 작성일 26-05-1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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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으로부터 유입되는 농사에 필요한 주요 영양소와 전달 메커니즘


산에서 유래하는 다양한 영양소는 강우나 지하수, 계곡물을 통해 저지대의 토양으로 이동하며, 이러한 영양소는 작물 성장에 필요한 필수 원소로 작용한다. 산에서 유입되는 대표적인 영양소와 그 전달 메커니즘을 화학식과 함께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천둥 번개가 자주 치면 풍년이 든다”는 옛말이 있다. 단순한 속설처럼 들리지만, 그 안에는 자연의 질소 순환을 관찰한 농경 사회의 경험적 지혜가 담겨 있다.

질소N는 식물 생장에 가장 중요한 영양소 중 하나이다. 질소는 단백질, 엽록소, 핵산DNA·RNA 등을 구성하는 핵심 원소이며, 식물의 잎과 줄기, 뿌리의 성장을 좌우한다. 특히 엽록소 형성에 깊이 관여하기 때문에 질소가 부족하면 잎이 누렇게 변하고 광합성 능력이 떨어진다.


식물은 대기 중의 질소를 직접 흡수하지 못한다. 공기 중에는 질소가 약 78%나 존재하지만, 대부분 질소 기체(N₂)의 형태로 존재한다. 질소 기체는 두 개의 질소 원자가 매우 강한 삼중 결합으로 묶여 있어 화학적으로 안정하다. 그래서 일반적인 조건에서는 쉽게 반응하지 않고, 식물이 직접 이용할 수도 없다. 식물이 질소를 이용하려면 질소 기체(N₂)가 암모니아(NH₃), 암모늄 이온(NH₄⁺), 질산염(NO₃⁻)과 같은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이 과정을 넓은 의미에서 질소 고정 또는 질소 전환이라고 한다.


산림에서는 낙엽, 나무껍질, 죽은 가지, 동물의 배설물과 사체 등이 질소 공급의 중요한 원천이 된다. 이러한 유기물 속에는 단백질과 아미노산 형태의 유기 질소가 포함되어 있다. 유기물은 토양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서 암모니아(NH₃) 또는 암모늄 이온(NH₄⁺)으로 전환된다. 이후 암모늄 이온은 또 다른 토양 미생물의 작용을 거쳐 아질산염(NO₂⁻)과 질산염(NO₃⁻)으로 산화된다. 이 과정을 질화 작용이라고 한다. 질화 작용은 크게 두 단계로 이루어진다.


유기질소→NH3 또는 NH4+

NH4++O2→NO2+H2O+H+

NO2- + O2 →NO3-


이렇게 만들어진 질산염(NO₃⁻)은 물에 잘 녹기 때문에 식물 뿌리가 흡수하기 쉽다. 산림에서 생성된 질산염은 빗물이나 지표수의 흐름을 따라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그래서 산에서 내려오는 물은 단순한 물이 아니라, 미량의 무기질과 질소 성분을 함께 운반하는 자연의 영양수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천둥 번개가 자주 치면 풍년이 든다”는 말이 등장한다. 번개는 대기 중 질소를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자연적 질소 고정 과정 중 하나이다. 번개가 칠 때 공기 중에는 순간적으로 매우 높은 온도와 에너지가 발생한다. 이때 안정한 질소 기체(N₂)와 산소(O₂)가 반응하여 일산화질소(NO)가 만들어진다.


N2+O2→2NO2


일산화질소(NO)는 다시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하여 이산화질소(NO₂)로 산화된다.


2NO+O2→2NO2


이산화질소(NO₂)는 빗물과 만나 질산(HNO₃)이나 아질산(HNO₂) 형태로 바뀔 수 있고, 이것이 토양으로 내려오면 질산염(NO₃⁻) 또는 아질산염(NO₂⁻)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NO2+H2O→HNO3+HNO2


이후 토양 속에서 질산염(NO₃⁻)은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질소 공급원이 된다. 즉, 번개는 공기 중에 떠 있던 안정한 질소를 산화시켜 빗물과 함께 땅으로 내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옛사람들은 천둥 번개가 잦은 해에는 농작물이 잘 자란다고 여겼다. 실제로 번개가 대기 중 질소를 질산염 형태로 전환하여 토양에 공급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한 현상이다. 다만 농업 전체에서 필요한 질소량과 비교하면 번개가 공급하는 질소의 양은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가 충분히 오고, 토양 수분이 좋아지며, 소량의 질산염까지 함께 공급되기 때문에 농작물 생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휴경지에 콩, 팥, 클로버 같은 두류 작물을 심는 이유도 질소 고정과 관련이 깊다. 콩과식물은 뿌리에 뿌리혹을 만들고, 그 안에서 리조비움(Rhizobium)이라는 질소 고정 박테리아와 공생한다. 이 박테리아는 대기 중 질소(N₂)를 암모니아(NH₃) 형태로 바꾸어 식물이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N2→NH3


이 과정에서 식물은 박테리아에게 광합성으로 만든 탄수화물을 제공하고, 박테리아는 식물에게 질소 화합물을 제공한다.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는 공생 관계인 셈이다. 따라서 휴경지에 콩과식물을 심으면 뿌리혹 속 박테리아가 질소를 고정하고, 그 일부가 토양에 남아 다음 작물이 이용할 수 있는 영양분이 된다. 특히 콩과식물의 뿌리와 줄기, 잎이 토양 속에서 분해되면 유기질 비료처럼 작용하여 토양의 질소 함량을 높인다.


서양 농업에서도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 작부 체계가 발달했다. 밀과 같은 곡물을 계속 재배하면 토양 속 질소가 빠르게 고갈된다. 그래서 일정 기간 밭을 쉬게 하거나, 콩과식물을 심어 토양을 회복시키는 방식이 사용되었다. 2년 주기의 경우 첫해에는 밀이나 보리 같은 곡물을 재배하고, 둘째 해에는 휴경하거나 콩과식물을 심어 질소를 보충했다. 이후에는 곡물, 콩과식물, 사료작물 등을 번갈아 심는 윤작 체계가 발달하였다.


결국 “천둥 번개가 자주 치면 풍년이 든다”는 말은 자연이 스스로 질소를 순환시키는 원리를 담고 있다. 번개는 하늘에서 질소를 깨우고, 비는 그 질소를 땅으로 실어 나르며, 미생물은 그것을 식물이 먹을 수 있는 형태로 바꾼다. 그리고 뿌리는 그 질소를 흡수하여 잎과 줄기, 열매를 만든다.

하늘의 번개, 산의 낙엽, 땅속의 미생물, 식물의 뿌리가 하나의 순환 고리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농부들이 오랜 세월 자연을 관찰하며 얻은 속담 속에는, 현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생태계의 화학적 질서가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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